Research

Ep5. 사용자 답변 너머를 보는 리서치의 중요성

sdh4230 2025. 2. 1. 21:08

Intro

서비스를 만드는 메이커라면, 한 번쯤은 사용자가 실제로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궁금했던 경험이 있으실 텐데요. 사용자가 기능을 올바르게 활용하고 있는지, 사용하며 불편한 부분은 없는지 알고 싶어 하죠.

이러한 상황에서 보통의 메이커는 사용자의 이야기를 듣고자 리서치를 진행합니다. 주로 인터뷰, 설문조사와 같은 방법을 통해 사용자가 불편할 것이라고 생각한 ‘그 가설’이 옳은지 확인하고자 하는데요. 즉, 사용자의 답변으로부터 앞서 세운 가설이 ‘옳다’ 또는 ‘옳지 않다’라는 이분법적 판단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답변을 바라보면, 사용자의 답변 깊숙이 숨겨진 의미를 놓친 채 리서치를 끝내게 됩니다. 저 또한 제품을 만드는 기획자로서 잠재 고객과 사용자를 만나 이분법적인 리서치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었는데요. 메이커스에서 리서치를 진행하며, 단순한 가설 검증을 넘어 사용자의 경험 속 숨겨진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리서치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뭐야?

SOPT makers의 플랫폼 팀에서는 SOPT 회원들의 출석을 관리할 수 있는 출석 어드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종종 임원진 측으로부터 출석 시 크고 작은 오류가 발생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지만,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무슨 문제를 겪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어요. 매주 SOPT 세미나에서 임원진의 피드백이 간헐적으로 수집되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명확하지 않았죠.

 

출석 어드민은 동아리 운영에 있어 ‘출석’이라는 중요한 요소와 관련된 서비스였기에, 플랫폼 팀이 사용자의 어려움에 주목할 필요가 있었어요. 따라서 사용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리서치를 통해 출석 어드민 사용 과정의 불편함을 자세히 뜯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어요. 따라서 단순히 기능이 편리하다 또는 불편하다로 사용자의 답변을 나누기보다는, 사용자가 왜 그런 답변을 했는지에 집중해야 했어요.

 

이제부터는 제가 인터뷰에서 나눈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사용자의 답변을 파고드는 리서치를 할 수 있었는지 말씀드릴게요.

 

 

사용자의 답변을 파고들면 그들의 맥락을 확인할 수 있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동아리 회원의 출석을 관리할 수 있는 출석 어드민 서비스의 리서치를 담당했어요. 출석 어드민을 통해 사용자인 임원진은 매주 출석 세션을 생성하여 파트원의 출석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매주 세미나를 진행하는 SOPT의 특성상, 임원진은 개별적으로 파트원의 출결 현황을 관리할 수 있는 ‘출석 관리’ 기능을 자주 사용하고 있었어요. 출석 코드를 통해 진행되는 출석과 별개로 각 파트원의 출석을 결석으로, 결석을 출석으로 임의로 변경해 줄 수 있는 기능이었죠.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기에, 이 기능에 대해 사용자가 어떤 경험을 겪고 있는지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우선 임원진, 즉 사용자는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파트원의 출석을 관리하는 기능을 사용하고 있어요.

 

 

사용자는 출석 관리 기능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었을까요? 이를 알기 위해 저는 사용자들의 실제 사용 방식과 경험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답변은 다음과 같았는데요.

 

출석 관리 기능에서 각 파트원의 출결 현황을 변경하려면, [토글 선택] > [상태 변경] > [갱신을 통한 업데이트]라는 세 단계를 거쳐야 했어요. 하지만 사용자들은 토글을 열고 옵션을 선택하여 출결 현황을 변경해 주는 것만으로도 반영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즉, 갱신 버튼을 눌러, 변경한 출결을 반영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죠.

 

아래 인터뷰 내용을 통해 갱신 버튼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식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답변을 통해, 출석 관리 기능의 직관성 부족이 사용자가 갱신 버튼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기능 이용에 어려움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만으로는 해당 기능이 정말 개선해야 할 만큼 사용자에게 불편한지 알 수 없었어요. 과연 불편하다고 개선이 필요한 기능인가? 라는 의문이 들어, 사용자의 불편함을 더 깊이 탐구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출석 관리 기능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답변을 통해, 사용자는 파트원 개개인의 출결 현황을 자주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부득이한 사정이나 공결 처리와 같은 사유로 출석을 개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일이 잦았어요.

한두 번 갱신 버튼을 클릭할 때는 단순히 기능이 익숙하지 않다는 정도였지만, 하루에도 여러 번 출석을 갱신하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함 또한 누적되고 있던 것이죠.

즉, 매주 출석 관리 기능을 반복해 사용하며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함 역시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만약 사용자의 답변을 보고 갱신 버튼이 ‘직관적이지 않다’라고 판단하여 “사용자들은 기능이 익숙하지 않다고 느껴.”라는 결론으로 리서치를 마무리했다면, 출석 관리 기능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놓쳤을 것입니다. 단순히 갱신 버튼의 배치를 바꾼다거나 하는 단편적인 해결책에만 집중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함의 본질과 깊이를 이해하려 했고, 이에 어떤 상황에서 왜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를 불편해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그 상황에 맞는 개선책을 플랫폼 팀과 고민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처럼, 사용자의 답변 속 더 깊은 이유와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질문을 계속해서 던질 때, 사용자를 이해할 수 있는 리서치의 ‘진짜 여정’이 시작됩니다. 단순히 사용자의 답변을 판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맥락을 알고자 할 때 비로소 문제의 본질을 볼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이 리서치로 사용자를 만나는 진짜 이유이지 않을까요?

 

Outro

제목에서 말했듯, 리서치의 진정한 가치는 사용자 답변의 너머를 보는 데서 시작됩니다. 제품을 만드는 기획자로서 저는 그동안 사용자의 답변을 이분법적으로 해석하며 리서치를 진행했어요. 마치 쫓기듯 가설 검증에만 급급하여 깊이 있는 분석을 놓쳤던 것 같아요. 하지만 메이커스 리서치 팀에서 활동하면서 사용자의 숨겨진 맥락을 알아가고, 그들의 경험과 감정에 공감하는 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리서치의 올바른 접근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방식으로 사용자를 만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듣기도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관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단순한 답변 제공자가 아닌,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해답을 찾게 해 주는 메이커들의 소중한 파트너입니다.

 

여러분도 제품을 만드는 메이커로서 "과연 내가 사용자를 잘 이해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사용자와의 진정한 대화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늘 더 나은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여러분이 사용자를 깊이 이해하며 함께 성장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시동훈

35기 메이커스 리서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