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Ep4. 좋은 질문이 진짜 문제를 발견한다.

mynews7221 2025. 2. 1. 20:06

 

 

Intro

제품을 만드는 메이커라면, 우리 서비스를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고자 매번 고민합니다. 개선점을 찾기 위해 리서치를 진행하며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묻곤 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사용자에게 “우리 서비스의 어떤 부분이 가장 불편하셨나요?”와 같이 불편함을 직접적으로 묻는 질문을 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잠시 멈춰서 우리가 던진 이 질문이 정말 의미있는 답변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합니다. 왜냐하면, 사용자는 이 질문을 받고 불편함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줄 만큼 친절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더 나아가 불편함이 있음에도 그들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더 좋은 질문을 통해 사용자의 경험을 깊이 이해하고 불편함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불편함은 단순히 한 순간으로부터 느껴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경험이 쌓여 불편함을 만들고, 이러한 경험이 연속되어 하나의 맥락을 만들죠. 그리고 우리는 이런 맥락을 파악함으로써 비로소 사용자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리서치를 할 때 좋은 질문을 통해 사용자의 맥락을 올바르게 바라봐야 합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제가 메이커스 리서치팀에서 진행한 ‘모임 신청 개선 리서치’ 사례를 통해, 

좋은 질문을 설계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당시 모임 서비스의 상황은 아래와 같았어요.

SOPT Makers에서는 SOPT 회원들이 자유롭게 모임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모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회원들은 스터디를 개설하고 운영하거나, 네트워킹을 위한 모임을 만들 수 있죠.

 

동아리의 공식 모임 신청 기간을 앞두고, 모임을 신청하는 프로세스를 개선하고자 리서치를 진행했어요.

 

리서치를 준비하며 다음과 같은 배경이 있었는데요.

 

서론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불편함의 맥락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모임을 신청하는 전반의 경험을 이해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서비스 특성상 모임을 신청하는 시나리오가 매우 길고 다양하기 때문에, 사용 경험에 대하여 순차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인터뷰 질문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또한, SOPT 회원들은 SOPT Playground 내의 모임 서비스 뿐만 아니라, 노션, 카카오톡 등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모임을 신청하고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모임 신청 프로세스의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을 구성하는 것도 고려해야 했어요.

 

 

 

구체적인 인터뷰 질문을 구성하기 이전에, 대상자가 모임 신청 과정을 더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모임 서비스를 신청하며 마주하는 과정을 [탐색],[신청],[관리] 총 3가지로 크게 나누었어요.

 

만약 인터뷰 질문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3가지 섹션별로 구성하지 않았다면, 인터뷰 대상자는 모임 신청의 긴 과정 속에서 각 질문이 어떤 부분을 이야기하는지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을 거예요. 이렇게 되면 대상자가 불편함을 이야기하더라도 리서처는 인터뷰를 진행하며, 대상자 응답의 전후 맥락을 알기 어려워 사용자가 겪은 불편함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앞서 모임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확인해야하는 부분을 순서대로 3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리서치 전체의 흐름을 구성했다면, 다음으로는 구체적으로 각 세션 별 대상자에게 무엇을 어떻게 질문할 것인지 고민해야 했습니다. 이 질문을 올바르게 설계했는지에 따라, 사용자가 겪는 진짜 문제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에 저는, 각 섹션을 아래와 같이 3단계로 질문을 구성해, 사용자가 더 쉽게 그리고 더 깊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STEP1. 쉬운 질문하기

인터뷰의 시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인터뷰 대상자가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가벼운 질문을 던지는 것이에요. 중요한 질문부터 바로 들어가면 대상자가 긴장하여 방어적인 태도로 답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에 저는 가벼운 질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의 흐름을 만들고 신뢰감을 쌓았어요.

 

위 질문은 인터뷰의 첫 질문이었어요. 대상자가 어떤 모임을 신청했는지 질문하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이 단계는 대상자가 스크리너 작성을 통해 사전에 알려준 사실이라도, 대상자가 이전에 기입한 정보가 잘못된게 없는지에 더해 더 이야기하고 싶은 말은 없는지를 점검하며 사용자와 라포를 쌓는 첫 걸음입니다.

 

만약 처음부터 “모임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가장 큰 불편함은 무엇인가요?” 라는 구체적인 질문을 했다면, 대상자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긴장하여 진정한 불편함을 표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음..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또는 “모임 신청에 시간이 좀 걸렸어요.” 같은 짧고 표면적인 답변에 그쳤을 수도 있죠.

 

또한, 이 질문은 사용자가 실제로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지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편함이 있다고 가정하며 묻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가 느끼지 않은 불편함을 억지로 이야기하게 유도할 위험이 있죠.

 

따라서 인터뷰에서 급하게 불편함을 바로 찾아내기 보다는, 먼저 가벼운 질문으로 사용자의 상황을 천천히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STEP2. 이유 묻기

두번째 단계에서는 이전 단계의 물꼬를 트는 질문에 이어서 사용자 행동의 인과를 알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해요. 이 질문을 통해, 앞선 대상자의 응답으로 알게된 ‘사실’에서 더 나아가 그 행동을 하게 된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인터뷰 대상자 스스로도 지난 사용 과정을 회고하며 그 경험 속에서 떠오른 또 다른 불편함을 이야기할수도 있습니다.

 

위 사례에서는 단순히 행동의 결과만 듣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유를 묻고 대상자 답변에 대한 정확한 맥락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또 다시 이유를 묻는 꼬리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가며 대상자가 깊이 있는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이러한 꼬리 질문은 미리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인터뷰 대상자의 답변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며 질문을 하게 되는데요. 그렇다고 모든 행동에 대해 “왜 그렇게 하셨나요?”라고 묻는다면 인터뷰가 산만해지거나 방향성을 잃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내가 하고자 하는 질문이 리서치 질문(RQ)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인터뷰의 목적을 달성하는데에 이 질문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며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대상자의 경험과 생각을 더욱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인터뷰의 목표에 맞게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어요.

 


 

STEP3. 설명 요청하기

앞선 질문으로부터, 리서처는 인터뷰에서 대상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이해하고, 대상자는 자연스럽게 자신이 했던 행동과 그 이유를 떠올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질문만으로는 사용자의 생각, 감정, 그리고 행동의 배경까지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용자는 자신의 행동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기도 하고, 생각만큼 친절하지 않거든요.

 

이 시점에서는 리서처와 대상자는 어느정도 라포가 쌓인 상태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더 깊고 세부적인 설명을 요청함으로써 사용자 경험의 진정한 불편함까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위 질문으로부터 대상자가 직접 SOPT 앱에 접속하여 모임 서비스를 둘러보고, 모임 신청까지의 과정을 다시 수행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터뷰 대상자에게 자신의 행동뿐만 아니라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도 실시간으로 말하도록 요청했어요.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며 답변을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실제 행동해보면서 서비스에 대한 직접적이고 자세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죠. 이 방법을 통해 사용자 행동의 결과뿐 아니라, 행동의 흐름을 관찰하며 사고 과정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단편적인 불편함이 아닌 사용 과정 전체에서 나타나는 흐름의 문제와 그 안의 사소한 불편함들까지 발견할 수 있었죠.

 

정리하자면, 단순한 질문-답변 형식에서는 질문 자체가 답변의 범위를 정하기에 단편적인 경험만 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방법을 통해, 전체 경험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면 대상자는 자기가 생각하는 그대로를 말하게 되므로, 더 자연스럽고 솔직한 반응을 끌어낼 수 있죠.

 

이런 3단계의 질문을 하며, 리서처는 쉬운 질문을 통해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파악하고, 행동의 이유를 물으며 인과 관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솔직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하며 하나의 행동에 대한 맥락을 완성할 수 있죠.

 

이 3단계를 반복하며 맥락을 찾고 리서처는 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어요. 그러면 우리는 비로소 사용자에 대한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진정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Outro

이번 리서치 사례를 통해, 좋은 질문이 어떻게 사용자 경험을 깊이 이해하고 진짜 문제를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저도 이전에는 사용자의 경험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질문 설계의 중요성을 충분히 깨닫지 못해 사용자의 불편함을 찾기 위해 급급하였던 경험이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리서치를 진행하면서 그 중요성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즉, 좋은 질문은 단순히 불편함에 대한 답변을 듣는 과정이 아니라, 사용자의 마음과 행동의 맥락을 들여다보는 중요한 도구임을 깨닫게 되었죠.

 

이 글을 통해 여러분도 “왜 불편함을 직접적으로 물으면 안되는지” 그리고 “왜 사용자 경험의 맥락을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으셨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강서현

35기 메이커스 리서치팀